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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 빔 전시A동 전시1실 photo by CSY


도일 <작업노트>

 인간이 실존적 삶에 의미의 흔적을 남기는 동물이라 한다면,
인간이 인간으로써 살아가는 동안의 그 모든 도구들은
인간의 삶을 반영하기 마련이다.
수많은 도구들 중에 내가 선택한 오브제는
숟가락, 젓가락, 포크, 나이프 등 인데,
이러한 식도구들의 모양과 문양은
인간의 삶의 복잡성과 다양성 만큼이나 복잡하고 다양하다.
이러한 개인적, 사회적, 문화적 몸의 흔적들을 한데 저작(咀嚼)하여
일상 속에 숨겨진 삶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통찰하고자 한다.

 내 작업에 쓰이는 숟가락, 젓가락, 포크, 나이프 등의 식도구들은
전국적인 규모로 수집된 재활용 스테인레스 스틸 오브제들이다.

 '저마다의 삶속에서 충만한 기운으로 가득한
나의 오브제들'이 거치는 첫 번째 작업은 설거지요 '씻김'이다.
재생의 의미와 함께 어떤 종교적 의식처럼 느껴지는 행위로써
새롭게 재탄생하는 과정이라 하겠다.
두 번째 작업은 오브제들을 작은 조각으로 분쇄하는 저작(咀嚼)의 단계로써
거친 외부적 환경을 내부적 환경으로 전환/순환시키는 소화와 소통의 출발점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나의 오브제들은
마침내 다시 한 조각 한 조각 새롭게 저작(Art)되는 조형작업을 통해
통합(統合)과 조화(調和)라는 유니티(Unity)를 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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