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biim

◇ 멀리(far away) / 163x131cm /  acrylic on canvas /  2012

창백하도록 하얀 얼굴은 삐에로의 두꺼운 화장과도 닮아 있고,
‘하얗게 질린다’라는 표현에서의 하얀색과도 , 창백하고 핏기가 없이
삶의 모든 의욕을 잃어버린 사람의 얼굴색과도 통해있다.

눈의 붉은 색은 울고 난후의 충혈 된 눈이기도 하고, 핏발선 분노의 눈이기도,
호기심으로 집중해서 바라보는 눈 이기도하고,

오랫동안 자신의 얼굴위에 두꺼운 화장을 하고 있는 사람의 얼굴의 색과
대비되어 더욱 붉게 보이는 ,절대 가려 질수 없는 ,인간의 속 깊은 곳에 있는
살 색 이기도 하다.

손끝의 붉은 색은 상처(외부로의 내부로 부터의), 고통, 호기심등을 나타낸다.
우리는 손으로 무의식을 말을 많이 한다.
이 그림에서의 손짓은 수화처럼 보이지만 명확한 의미에서의 수화는 아니다.
손짓으로 눈이 다 할수 없는 이야기의 부연설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면 그 설명은..............각각의 보는 사람들이 해석해 보면 어떨까?
모든 그림은 거울처럼 각각의 보고 있는 사람을 비춘다.
그곳에 비춰지는 해석은 각각 다를 것이다.

- 2012년 8월 성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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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일시 : 2012년 7월 27일 ~8월 17일 (am 11:00~pm 19:00) -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 gallery biim (02-723-8574, www.biim.net) 서울시 종로구 화동 39

참여작가 : 성병희

전시내용 : 회화 .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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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빔 입니다.

예년보다 비는 적어지고 더위는 한층 더 기승을 부리는 여름입니다.
작렬하는 한여름의 태양이 거리를 데우는 8월의 초입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하얀 이를 드러내는 바다의 파도, 뜨겁게 달아오른 모래사장을 밟는
여름의 흥취도 좋지만, 뜨거운 태양아래 오히려 조용히 가라앉은 서울의 심장,
삼청동에 놀러 오시면 어떨까요?

나른해 보이는 삼청동의 거리는 더위로 느리게 뛰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안은 힘차게 피줄기가 휘돌아 치는 심장처럼 붉은 선홍빛 열정이 용솟음 치는
시원함이 있습니다.
한여름 삼청동의 거리는 나른하게 늘어진 달리의 시계와도 같고,
까뮈의 ‘이방인’처럼 뭔가 의도하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긴장감도 보이는 군요.

갤러리빔은 8월의 초입으로 들어가는 지금,
성병희작가의 ‘들여다 보기’전을 준비하였습니다.
전시를 기획할 때마다 작가와 그들이 표현해 내는 작품이 어찌 그리 닮았는지
섬뜩하게 놀랄 때가 많은데, 성병희작가의 작품 속 소녀와 아이는
그야말로 성작가 자신이며 분신임을 여지없이 드러냅니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생각했을 때 돌아나오기가 쉽지 않고,
정작 돌아나오는 길이 너무나 험난하여 피폐해져도 그렇게 견디며
살아 나와야 하는 여정이 때로 나의 인생이 되기도 합니다.
인생이 나를 이끄는지, 아니면 내가 인생을 이끄는 것인지
문득 혼란스러울 때가 적지 않고, 나의 의도든 아니든 묵묵히
걸어가고 견뎌야 할 때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상처를 입고 상처를 입히는 시련과 절망의 시기는 우리를 담담함으로
인생을 대할 수 있도록 성숙하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돌이켜 생각하기도 싫은
아픔의 계절을 겪어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가슴저린 성병희 작가의 그림 속 소녀의 피멍든 열 손가락은
잘못된 선택을 되돌리고 다시 제 길로 올라오기 위하여 안간힘 써야했던
우리 내면의 상처 같아만 보입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짜안하게 아린 손가락을 하고 소녀는
무언가를 골똘히 들여다 봅니다.
말하지 않아도 작가 본인이 분명한 소녀는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마알간 눈빛으로 때로는 핏기어린 눈동자로 들여다 보는 것일까 궁금해집니다.

한발 한발 자신의 인생을 차분히 걸어가고, 살아가는 여러분....잠깐 걸음을 멈추고
“고통과 상처로 드러난 소녀의 초상‘을 함께 들여다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드러냄으로 치유되는 경험을, 그리고 함께 어깨를 이끌어 일어나는
흐뭇함을 나누는 시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12. 8월 초입에서

갤러리빔...